|
|
| ㆍ작성자 |
강정훈
|
| ㆍ작성일 |
2003/11/25 (화) |
| ㆍ분 류 |
진주소식 |
|
ㆍ추천: 90 ㆍ조회: 1910  
|
|
|
진주님과 함께한 영남알프스 산행보고
진주님과 함께한 영남알프스 산행보고
마지막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회원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지난 2003년 5월 북한산 산행에 이어 2003년 11월에 실시된 진주님과의 영남알프스 산행결과를 참가회원을 대표하여 아래와 같이 보고드립니다
< 아 래 >
1. 산행배경
0 백두대간 종주등반에서 당시 개인으로서 종주등반을 실행하고 있던 진주출신 정운교/이정한
부부와 우연히 만나 3회의 등반을 같이 하게됨
0 서울농대산악회와 진주님과 함께 향로봉 산행 (2001.11.3-4)
0 진주님과 서울농대산악회와 함께 지리산 종주등반 (2002.2.2-4)
0 진주님들 진서산악회 창설(2002.2.4 이후,현재 회원 19명)
0 진서산악회와 서울농대산악회 합동 덕유산 종주등반(2003.2.23-24)
0 진서산악회와 서울농대산악회 합동 북한산산 종주등반(2003.5.24)
0 진서산악회와 서울농대산악회 합동 영남알프스 종주등반(2003.11.8-9)
2. 산행보고
0 목적: 산행을 통한 진서산악회와의 친목도모
0 대상지: 영남알프스 능선종주
0 일시: 2003년 11월 8일(토)-9일(일)
0 참가자: 서울대농대산악회- 강정훈(73),박완수(75),이동수(77),강서기,이재진,김성일
진서산악회- 정운교,이정한(여),권사장님 부부,조옥자(여),김의인,왕현수,
,김종현(총무),안영희(여),김연옥(여),임을룡
0 운행일지
-22일(토):밀양-운문령-(1:25)-가지산-(1:20)-석남고개-(0:30)-능동산-(1:00)
-배내고개
-23일(일): 배내고개휴게소출발(08:30)→배내봉(09:20)→간월산(10:40)→신불산(11:30)
→영취산(12:55)→지경고개(14:00)
3. 산행후기
금번 영남 알프스 종주등반은 진서산악회 정운교/이정한님의 낙동정맥 종주구간의 일환으로서 낙동정맥 종주 막바지 등반을 격려하고 진주님들과 오랜 해후를 위해 한달 전인 지난 10월 초부터 공지 되었다. 우리 회에서는 한금정맥 종주, 토요등반 등의 여러 가지 활동이 한꺼번에 이루어 지고 있어 사정상 미루려다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실행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조금 무리하여 추진되었다. 산행준비는 진주님들이 대부분 하였으며 우리회에서는 이동수(65)회원이 주도적으로 준비를 하였다.
지난 2월 덕유산 종주등반에서 참가했던 정성교(65)회원은 조상님시제로, 조남인(65) 및 서윤섭(69)회원은 직장업무로, 이양섭(72)회원은 지난주말 한금정맥 등반으로, 강치선(83)회원은 개인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등반 날짜가 마침 진교춘(63)회원의 회갑기념일이라서 특히 6단위 회원들이 한분도 참가하지 못하였고, 부산지역 회원들에게 성원을 간곡히 부탁하였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끝내 참여하지 못했다.
사실 나도 직장이 영덕이라서 오랜만에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산행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지난 진서산악회 회원들과 아름다운 산행의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우리 회 회원들의 참여가 부진하여도 꼭 금번 산행을 추진하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우리 회에서 금번 산행에 참여할 회원은 나를 비롯 박완수(75),이동수(77)회원 그리고 이동수회원 아들 재진이와 재진이 친구 성일이 이렇게 다섯 뿐이었다. 서울에서 밀양까지 기차표 예매도 여의치 않아 취소하였고, 이동수회원이 자가용으로 가겠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충남 예산에서의 작물육종학회 참석건으로 안양 집에 와 있는 상태이었고, 큰아들 녀석이 엊그제 수능시험을 보아서 주말을 집에서 보낸다고 하길래 금번 영남 알프스 산행을 권유하였더니 흔쾌히 가겠다고 하였다. 오후 2시에 이동수회원이 박완수회원 집으로 우리를 픽업하기로 되어 있어 나는 오전 내내 늦둥이 녀석과 함께 동네 놀이터에서 놀다가 짐을 싸들고 안양 뉴코아백화점에서 몇가지 간식과 팩소주를 사고 박완수회원 집으로 향했다. 벌써 이동수회원이 차를 몰고 와 있었다.
구름이 잔뜩 끼어 날씨가 심상치 않아 금번 등반이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는 서서히 안양을 거쳐 수원을 지나니 길이 엄청 막혔다. 오산 IC에 다다르는데 만도 2시간, 대전까지는 무려 5시간이 걸려 오늘 중으로 목적지인 언양에 갈 수 있을런지 의심스러웠다. 이동수회원이 졸리는 것 같아 차를 휴게소에 세우고 늦은 저녁식사로 충무김밥과 우동을 먹은 후 박완수회원이 대전에서부터 운전하였다. 대전을 지나니 차들이 매우 적어져 대구까지 빨리 왔다. 대구에서부터 차가 다시 막혀 경부고속도로에서 구마고속도로로 노선을 바꾸어 창녕 IC로 빠져 밀양의 얼음골을 지나 석남터널을 통과하여 배내고개를 넘어 목적지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다 되었다.
김종현 총무가 마중나왔고, 정운교선생님을 비롯한 진주님들이 모두들 안자고 기다리고 계셨다. 지난 서울에서 만난 후 반년 만에 해후이다. 어제 등반에 참여했던 안영희, 김연옥, ,임을룡 회원은 밤 7시까지 우리를 기다리다가 다시 진주로 귀향하였다고 했다. 오늘은 오후부터 진주팀 11명이 산행을 했는데 비가 억수로 많이 와서 매우 힘든 등반이었다고 하였다. 정운교/이정한님은 금번 낙동정맥 종주등반을 정운교선생님의 고등학교 동창이신 권사장님 부부와 함께 시작하여 이번이 제 25구간째라고 하였다. 사실 지난 7월 5일 이들 두 부부는 낙동정맥의 한구간인 영덕 소재 황장재에서 등반을 하기 위해 영덕에 오셔서 나를 만나 축산면에 있는 음식점에서 영덕대게를 대접받고 내가 묵고 있는 시험장 관사에서 일박한 일이 있어 더 더욱 반가와 했다. 김의인, 왕현수 회원이 준비한 장어구이를 술 안주로하여 진주님들과 멋진 해후를 하며 사정상 먼저 진주로 가신 진서산악회 안영희, 김연옥 회원의 서울님들에 대한 그리운 마음에 찬 감동의 글을 읽고 가슴이 매우 찡 하였다. 내일 등반을 위해 새벽 2시 경에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7시에 기상하여 김의인, 왕현수 회원이 준비한 아침식사(된장국과 콩나물국)를 맛있게 먹고 8시에 이동수회원의 차로 배내고개 휴게소로 출발하였다. 이동수회원과 김종현 총무는 지원조로 남고 배내고개에서 농대팀 5명과 진주팀7명이 산행을 시작하였다. 어제 진주팀12명은12시부터운문령-(1:25)-가지산-(1:20)-석남고개-(0:30)-능동산-(1:00)-배내 고개 코스를 4-5시간 비를 흠뻑 맞으며 산행하여서 사실 우리와 약속을 하지 않았으면 등반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오늘 우리는 지경고개 아래마을까지 15km를 운행하여야 한다.
낙동정맥 상에 있는 가지산을 필두로 신불산, 운문산, 재약산, 간월산, 취서산, 고현산, 문복산 등 1,000m가 넘는 대 산군이 고원을 이루고 있어 “영남 알프스”라고 불리어지기도 하는데 그 중 최고봉은 가지산이며 운문산과는 동서로 직선거리 약 4km를 두고 경남북의 도계를 이루고 있다. 두 번째로 높은 신불산과 여섯 번째의 취서산은 직선거리 2.5km를 두고 남북으로 이어져 있으며 산능의 동쪽은 암벽이 많고 경사가 급한 반면, 서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때묻지 않은 계곡이 여름에 좋다. 광활한 억새 밭의 가을도 좋거니와, 3월 초의 설경은 극치를 이룬다. 또한 영남알프스는 잘 알려진 지리산, 설악산등과는 다른, 노년기 산지로 이국적인 풍광이 너무 인상적이고, 특히 억새로 유명하며 산행은 아주 평탄한 길로 동료와 대화를 할 수 있고, 특히 영남알프스의 억새는 장관이라고 한국400산행기(김형수 저, 깊은솔 출판)에 씌여있다.
나와 정운교님은 후미에, 박완수회원과 대부분의 진주팀은 선두에서 운행하면서 안개가 가득찬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주위를 살펴보니 포항에서 차를 대절하여 온 팀의 등산객이 많았고 우리는 곧바로 배내고개 헬기장에 올랐다(09:00). 조금 더 오르니 배내봉(966m)에 다다랐으며 계속 쉬지 않고 능선길을 따라 간월산(1,083m)에 10:40에 도착하였다. 간월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모두들 배가 고파 빵과 간식등을 먹으며 힘을 보강하였다. 간월재(11:00)를 지나 날씨는 계속해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앞이 전혀 보이질 않아 길을 찾기 어려웠고 선두팀은 쉬지 않고 계속 운행을 했기 때문에 만날 수 없었다. 책에 씌여 있는 것처럼 고원을 이루고 있었다. 정운교님은 간략한 지도를 꺼내어 길을 확인하면서 선두팀이 너무 빨리 운행한 것에 다소 불만인 듯 한 표정을 지으셨다. 우리는 곧 길을 찾아 오르면서 힘겨웁게 신불산(1,205m)에 11:30에 도착하였다.
신불산에서 남쪽으로 10여분 내려가니 신불재(11:40) 아래쪽으로 대피소가 있었다. 대피소는 사람이 약 20명 내외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민간인이 만든 움집 형태를 지은 것인데 안으로 들어가보니 난로도 설치되어 있어 상당히 훈훈한 아늑한 곳이었다. 선두팀들은 벌써 자리를 차지하고 라면을 끓여 벌써 점심을 먹은 상태이었다. 이 대피소에서는 주인이 등산객을 대상으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진주팀들은 막걸리 2병과 파전 그리고 오뎅국을 주문하여 한 잔씩 걸친 모양이다. 나와 정운교님은 막걸리 한잔을 쭉 들이 마시고 왕현수/김의인 회원이 끓여준 라면을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진주팀들은 이곳에 대피소가 있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왕현수 회원은 대피소 주인과 잘 아는 사이 라서 대피소에서 안락하게 쉬면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번도 쉬지 않고 운행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30분 동안의 대피소에서의 점심식사는 호텔에서의 화려한 식사보다 훨씬 더 멋있고, 안락하고, 여유있는 식사였다.
점심식사 후 우리는 전열을 가다듬어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지어 영취산(1,058.9m,일명 취서산 혹은 영축산으로 불리움)으로 향했다. 따뜻한 곳에서 비에 젖은 몸을 완전히 회복한 탓인지 처음에 나와 함께 뒤에 쳐졌던 이동수회원 아들 재진이가 씩씩하게 잘 걷고 또한 그의 친구 성일이도 정말 잘 걷는다. 모두들 걸음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우리는 불과 30분만인 12:55에 영취산에 도착하였다. 산 주위에는 억새풀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사실 정운교님은 우리 농대산악회와 합동등반용으로 이번 영남알프스 코스를 남겨 놓고 앞의 코스를 지난 등반시 미리 끝낸 상태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 농대산악회를 위해 낙동정맥의 백미인 영남알프스를 고히 고히 간직하였다가 우리에게 내주셨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진주님들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나는 정운교님과 운행하면서 낙동정맥 등반 후의 계획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낙동정맥종주 등반은 오는 크리스마스에 부산 몰운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내년 봄에는 낙남정맥을 시도하겠다고 하시면서 낙남정맥 종주를 끝낸 후 낙동정맥과 함께 등반기를 책으로 내고 싶어 하셨다. 시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면서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사모님과 뜻을 같이 하여 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정운교님이야 말로 이 시대 우리 산악인의 귀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영취산을 뒤로 우리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듯 곤두박질 하여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지경고개에 도달하기 전 중간지점 가을은 아직도 산 중에 있었다. 우리는 숨을 돌리고 마지막 가을에 흠뻑 빠져들어 갔다. 우리는 서로서로 술 한잔 씩 돌리면서 과일을 안주 삼아 정겨운 이야기 꽃을 피웠다. 나는 권사장님 사모님과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 부부가 정운교님부부와 함께 산행을 할 수 있게 된 연유와 산행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였다. 솔밭을 지나 마을에 도달하니 뒤로 거대한 산군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것이 마치 경주의 왕릉 같은 느낌이 들었다.
먼저 귀향한 진서산악회 안영희, 김연옥회원들을 만나지 못한 섭섭함은 있었으나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담긴 정성스런 편지는 우리 농대팀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하였으며 진주님들의 끈끈한 정과 헌신적인 회에 대한 자세는 지난 덕유산 합동등반 때와 같이 우리를 감동케했다. 금번 산행을 기획하신 정운교/이정한님, 권사장님 부부께 감사드리며 특히 산행중 식사준비로 정성을 다하신 김의인님, 왕현수님, 조옥자님, 그리고 산행 지원을 하신 김종현총무님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농대산악회 이동수, 박완수 회원 또한 이번 산행도 불굴의 의지로 열심히 산행한 이재진, 김성일, 강서기에게도 감사드린다.
비록 날씨가 흐려 늦가을 억새로 유명한 영남알프스의 진면목을 못보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름다운 산행이었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기록: 서울대 농대산악회 회장 강정훈
|
15
|
|
사랑방 메뉴
이동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