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푸 캠프에서 취침을 하고 밤 10시에 기상. 저녁 식사를 하고 정상 정복을 향해 출발. 보름달이 숨막히게 밝아서 헤드랜턴을 켜지 않고도 등반이 가능한 밤이었음.
끝날 것 같이 않게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밤새 걷다보니 보름달도 기울고 서서히 동이 터 온다. 등반 중간 체력과 인내력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포기"라는 단어가 머릿 속을 맴도는데, 등반 가이드들의 격려와 때론 강압(???)에 터벅터벅 발을 내딛으며 올라간다. 비몽사몽의 상태로 계속 걷다보니 스텔라 포인트(5739m)에 도착하였고, 이곳에서 우후루피크까지 등반할 팀과 바로 하산할 팀으로 분리.
정철의 대장과 아들 정성후, 권혁민 대원, 김신혜 대원은 스텔라 포인트에서 하산.
나머지 대원들은 분화구의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 정상인 우후루 피크(5895m)에 도착.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다른 외국 팀들과 뒤섞여 정상 표지판 주변은 기념 촬영을 하려는 인파들로 북적북적. 정상 정복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떠밀리듯 기념촬영만 한 후 하산.
정상 부근 분화구의 화구쪽은 가스가 끼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산길은 정신이 없어 사진도 거의 찍지 못했다. 바라푸에서 밀레니엄 캠프로 내려가는 길에 뒤 돌아본 킬리만자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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